모성 및 신생아 건강 증진 사업의 핵심 목표는 시설분만율을 높이고, 산모가
시설에 왔을 때 질 높은 서비스(Quality care)를 제공받아 안전한 분만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 시설의 인력 및 시설 역량강화(Improve
availability and readiness), 시설 이용율을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Increase
utilization), 지역사회 주민들의 인식개선(Increase demand for use) 등을
종합적(Comprehensive)으로 증진 시킬 수 있는 프로젝트들이 많이 개발되어 진행 중에 있다.
이 중 특히 시설의 인력 및 시설 역량강화 부분은 다른 활동들에 비해 쉽게(?)
진행할 수 있고 결과도 상대적으로 눈에 잘 띄는 것처럼 보이기에 많은 기관에서 선호하는 활동이 아닌가 싶다. 활동의 결과가 상대적으로 눈에 잘 띄는 것처럼 보인다는 얘기는 관련된 활동의 지표 달성율을 높이기가 타 활동들에
비해 쉽다는 말이다. 보건의료인력 역량강화 활동에 주로 쓰이는 Output
수준의 지표는 트레이닝을 받은 인력의 수, 트레이닝 받은 인력의 지식 증가 정도 등이 되겠다. 이러한 지표들은 ‘지역사회 주민들의 모성보건 관련 인식 증가 수준’, ‘CHW가 등록한 산모의 수’ 등과 같은 지표에 비교했을 때 측정
및 목표달성이 상대적으로 간단하다. 하지만 문제는 보건의료인력 역량 강화라는 것이 단순한 Output 지표 증가로 만족하고 끝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가 트레이닝을 제공했을 때 기대하는 결과물은 해당 트레이닝을 통해 보건의료인력들의 지식 수준이 증가하고, 트레이닝 받은 인력이 시설로 돌아가서 배운 내용을 활용하여 환자들에게 업그레이드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며, 결과적으로 모성사망률 감소에
지대한 공헌을 하는 것일 것이다. 그렇다면 현장에서 과연 이 아름다운 스토리가 잘 쓰여질까? 쉽지않은 일이다.
왜 쉽지 않을까?
첫번째 이유로는 트레이닝과 실제 보건의료시설 상황의 괴리를 들 수 있다. 가장
일반적인 트레이닝 중 하나인 BEmONC 트레이닝을 예로 들어보자. BEmONC
트레이닝은 기초응급산과 및 신생아 관리로 번역될 수 있는데, 분만 응급상황 발생 시 해결
방안, 신생아 호흡법 등 굉장히 다양한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고 모듈 자체가 일반화 되어 있어 많은 나라에서
비슷한 내용의 트레이닝이 진행되고 있다. 보건의료인력들이 BEmONC
트레이닝을 통해 교육받은 술기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의료기기들과 의약품이 있어야 된다. 트레이닝
기간 동안에는 교보재를 활용하여 열심히 사용법을 익힌다. 하지만 트레이닝이 끝난 후 본인이 일하는 시설로
돌아갔을 때 필요한 의료기기와 의약품이 있는가? 있으면 다행이지만 없으면 답이 없다. 열심히 트레이닝 받고 와서 나의 향상된 술기를 뽐내고 싶은데 쓸 수 있는 무기가 하나도 없는 것이다.
물론 많은 프로젝트에서 트레이닝과 함께 이들에게 필요한 필수 의료기기 및 의약품을 함께 제공한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타이밍의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가장 완벽한 타이밍은
보건의료인력들이 트레이닝을 받는 동안에 각 시설에 의료기기와 의약품이 제공되고, 이들이 트레이닝을 끝나고
돌아오자 마자 제공된 의료기기와 의약품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게 말처럼 참 쉽게 돌아가지
않는게 현장이 아닌가 싶다. 의료기기와 의약품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자세히 얘기를 하고 싶은데, 간단히 이와 관련된 설명을 해보자면.
내가 탄자니아에서 진행했던 사업 지역 내의 보건의료시설 수는 48개
였다. 보건지소 44개, 보건소 4개. 국제보건이라는 분야에 처음 입문했을 때부터 워낙 의료기기 지원
사업에 대한 비판을 많이 보고 자라온지라 이를 제대로 해보고 싶은 욕구가 굉장히 컸다. 그래서 사업
시작과 동시에 Situation analysis 명목으로 48개
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모든 보건의료시설의 필수 기자재 및 의약품 현황을 분석하여 각 시설별로
지원 리스트를 따로 만들어 중복지원 없이 꼭 필요한 것들만 지원하겠다는 큰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추후에는 사업 진행에 꼭 필요한 자료를 축적할 수 있었지만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오래 걸렸다. 초짜티
팍팍내면서 패기 넘치게 아주 한국식으로 전 직원을 3팀으로 나누어 팀별로 오전 2개, 오후 2개, 하루에 4개씩 돌아다니면 4일이면
48개 다 정리할 수 있어! 라고 밀어 붙였으나 욕심을 너무
많이 냈던 나머지 하루에 팀별로 하나의 시설에 대한 조사 밖에 진행할 수 없었다. 결국 조사하는데만
두 달여가 걸렸고, 그로부터 의료기기가 지원되는데 까지는 일년이 넘게 걸려버린 아주 슬픈 스토리이다. 어쨌든 패기 넘치게 Situation analysis를 시작했을
때의 목표는 한달안에 시설 조사 끝내고 시설별로 지원 리스트 만드는 동안 트레이닝 진행하고, 트레이닝
끝나는 즉시 준비된 시설 별 지원리스트에 맞춰 의료기기 제공하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참 부끄러운 일이나 나는 진지 했었고, 결과적으로 나의 목표 달성에는 당연히 실패했다.
누가봐도 Situation analysis는 지연되고 올해 안에 준비가
되지 않을 것이 뻔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올해 책정 되어있는 예산을 전부 집행해내야만 했다. 여러 이유로 보건의료인력에 대한 트레이닝을 더 이상 늦출 수가 없었기에 트레이닝 종료 시점과 의료기기 지원
타이밍을 완벽하게 맞추고 뭐고 다 필요없이 일단 트레이닝을 먼저 제공하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내가
진행했던 사업에서도 보건의료인력들은 트레이닝 종료 후에 각자의 일터로 돌아가서 배웠던 것을 제대로 써먹을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하고야 만 것이다.
보건의료인력 역량강화가 쉽지 않은 두번째 이유는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는데 있다. 보건소나 보건지소에서 일하는 간호사, 조산사 들의 대부분은 간호학교
졸업 이후 추가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탄자니아 사업장에 있었던 숙달된 의료인력으로 분류될 수 있는
직군인 Registered Nurse, Enrolled Nurse, Midwife 126명 중 BEmONC 트레이닝을 받은 경험이 있는 인력은 한 명도 없었다. 굉장히
슬픈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정부에서 제공해주는 추가/보수
교육이 전무하니 NGO나 국제기구 사업지역에 발령받아 일하게 되는 것 외에는 어떠한 트레이닝을 받을
기회도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의료인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은 굉장히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특히
아주 긴 시간의 실습을 통해 술기를 익힐 수 있게끔 한다. 이런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의사나 간호사 면허증을 받은 즉시 두려움 없이, 자신 있고 아름답게 처치를 해내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이런 마당에 덜 체계적이고 짧은 정규 교육을 마치고 보건소나 보건지소에 파견된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인력들에게 수준 높은 서비스를 기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라고 본다.
이들에게 트레이닝을 제공하는 기관의 태도 역시 변화되어야 될 문제이다. 1-2주
단기 트레이닝 해주고 이들이 현장으로 돌아 가서 아주 많은 변화를 이끌어 내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일이다. 그리고 본인들은 100명, 200명에게
트레이닝 제공했고 이들의 지식 수준이 트레이닝 전에는 50%에 불과했는데 80%로 올라섰다고, 보건의료인력 역량강화에 크나큰 기여를 한 것처럼
홍보하는 행위는 정말 우스꽝스러운 자기 합리화, 자기 만족의 끝판이 아닐 수가 없다.
글을 쓰다 보니 옆으로 살짝 샌 느낌이 있는데, 보건의료인력 역량강화가
쉽지 않은 두번째 이유는 정규교육 자체도 상대적으로 덜 체계적이고, 정기적인 추가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인력들이 1-2주 단기 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해당 지역 건강수준 증진에 크나큰
역할을 해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는 것이다. 또한 첫번째 이유처럼 교육을 받고 왔으나 교육
받은 내용을 활용하는데 필요한 도구가 없을 때 짧게 교육받은 내용을 잊는데 걸리는 시간은 하루 이틀이면 충분하다.
결과적으로 보건의료인력 역량강화의 출발점이자 핵심인 트레이닝의 효과는 아주 짧게 그리고 자연스레 소멸된다.
세번째 이유는 보건의료인력들의 태도와 관련된 내용인데, 현장에서 실제로
마주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부분이다. Doctor-Patient relationship 관련 논문에서
이러한 얘기가 자주 등장한다. 의료인이 특정 처치와 진단에 대한 자신이 없을 때 그러한 부분을 들키지
않고, 드러내지 않기 위해 거칠고 강압적인 태도로 환자를 대한다는 것이다. 특히 위에 설명한 여러가지 이유로 자신감이 있기 힘든 개발도상국 의료인들의 경우 이런 행동을 더욱더 많이 한다는
것이다. 물론 탄자니아나 가나에서 기본 성향 자체가 나는 너보다 훨씬 많이 배우고 잘난 의료인이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너희 같은 시골 촌놈들은 그냥 닥치고 내 말만 들어 라는 식의 의료인들도 굉장히 많이 봤다. 하지만
정말 이 환자를 위해 뭔가를 해주고 싶지만 내가 아는게 없어서 해줄 수 있는게 없을 때, 그걸 환자들
앞에서 드러내지 않기 위해, 나의 부족함을 들키지 않기 위해 강압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는 너무 안타깝다.
탄자니아에서 진행했던 Baseline survey 문항 중 보건의료시설에서
제공받은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를 묻는 항목이 있었다. 최근
5년 이내 분만을 한 경험이 있는 가임기 여성 249명이 응답을 했다. Poor quality service/bad service가 38.2%로 1등, Abusive language and poor treatment가
18.2%로 2위였다. 보건의료서비스
제공 주체인 보건의료인력 때문에 시설에서 제공받은 서비스가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응답자가 50%를 넘어서는
것이다. 너무나도 안타까운 결과다.
이와 관련하여 발생하는 아주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보건의료인력들의 태도가 프로젝트의 다른 활동들에 영향을 미치는데
있다. 지역사회 주민 인식개선 활등을 통해, Community
Health Worker들이 열심히 사람들을 꼬셔서 보건의료시설에 힘들게 가기로 마음 먹고 왔는데,
화만 나서 돌아가게 된다. 화가 난 마을 주민은 마을로 돌아가 저기 저 보건소 절대 가지마라. 거기 간호사가 완전히 상종 못할 인간이더라 라고 얘기하고 다니면 보건소에 대한 마을 주민들의 사회적 표상(Social Representation)은 최악이 되고, 그런 곳을
추천하고 강요한 Community Health Worker의 사회적 표상 역시 극단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는 보건의료인력들의 배움의 선순환 구조 역시도 파괴시켜버린다. 보건의료인력들은
결국 환자를 만나면서 아는 것은 더 잘 알게 되고, 모르는 것은 알아가게 될 터인데 환자가 찾아 오질
않으니 그럴 기회 자체가 박탈되어 버린다. 결과적으로 보건의료인력들 자신들의 태도 때문에 자신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어 버리고, 프로젝트의 다른 활동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의료인도 아닌 나에게 이 문제는 너무나도 어려운 부분이었다. 사실
보건의료인력이나 시설 강화와 관련된 부분은 탄자니아에 가기 전에는 정말 아는 것이 없었고, 별로 관심도
없었던 영역이었다. 그러나 위에 정리한 것처럼 아주 많은 문제들이 있었고, 어쨌든 뭔가를 해보기 위해 공부하고 이곳저곳에 질문하고 다녔다.
첫번째로 했던 것이 트레이닝의 선택과 집중이었다. 사업 지역내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는 인력은 126명, 사업 기간은 4년이었고 트레이닝 예산은 매년 책정해 두었다. 괜히 그룹을 나누어
다양한 트레이닝을 나눠서 제공하기보다는 하나만 파기로 했다. 사실 이 결정을 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Situational analysis의 지연으로 인한 의료기기 제공 지연이었다. 1차년도에 트레이닝을 받았던 인력들이 의료기기를 받기도 전에 의료기기 사용법을 잊은 모습을 보면서 2차년도에도 무조건 같은 트레이닝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럴거면
아예 4년 동안 한 우물만 파서 넓고 얕은 지식보다는 좁고 깊은 지식을 갖추는게 효과적일 것이라는 가정으로
진행한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사실 PM으로써
이런 결정을 내려야 될 때 상당히 쫄린다. 특히 나같이 소심한 초짜들은 더 쫄린다. 그래서 항상 Regional Medical Officer, District
Medical Officer의 의견을 구했었다. 명분은 효과적인 사업 진행 방향에 대한
토론이지만 내가 원했던 것은 책임의 균등한 분배였다. RMO가 제일 높은 사람이니 책임도 더 가져가면
좋고.
두번째는 CHW들에게 했던 것과 같은 Technical supportive supervision이었다. 2주짜리
짧은 트레이닝 하나 해주고 엄청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는 기관들에 대한 비판을 했는데, 사실 나 역시
그런 기대를 했던 사람 중에 한 명이었다. 그때는 워낙 아는게 없었기에 진심으로 트레이닝 제공=역량강화 끝 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한 마음으로 첫번째 트레이닝을
마무리하고 현장을 돌아다니다가 보건지소에 들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조산사들에게 트레이닝의 주요 내용들에 대해 건방지게 물어보곤 했었다. 대부분이 답을 하지 못했다. 답을 못한 사람들 Post test 결과를 찾아보기도 했다. 아주 우수한 성적이었다. 사실 대부분 우수한 성적이었다. 그때부터 보건의료인력에 대한 트레이닝과
역량강화라는 부분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우리 기관에 소속되어 있던 의사, 간호사와도 굉장히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같이 공부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진행하기로 한 것이 Technical supportive
supervision이다. Fault-finding이 아닌 정말 배운 내용을 현장에 적용해
나가는데 어려운 부분이 무엇인지, 트레이닝 이후 잊혀진 내용들은 무엇인지, 실제 환자에게 적용할 때는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 되는지 등등에 대해 Supervision을
나간 팀과 보건소, 보건지소 인력들이 진솔한 대화를 나누면서 문제 해결을 해 나가는 것이 우리가 정한
Technical supportive supervision의 컨셉이었다.
처음 Supervision을 나갔을 때 보건의료인력들의 방어적인 태도에
살짝 놀랬었다. 우리가 Fault-find하러 온 것이 아니라
진짜 서로 도움을 주고 받기 위해 온 것이라는 것에 대한 상호 이해를 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함께
간 의사와 간호사들은 환자들을 같이 보고 나는 주변 청소를 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서로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진 후 본격적으로 이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강압적인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는 보건의료인력들의 안타까움에 대한 이해도 할 수 있었고, 단기
트레이닝이 가지고 있는 한계, 부족한 지원 등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Technical supportive supervision은
개인적으로 아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고, 사업 지역 내 보건의료인력들에게 큰 환호를 받은
활동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좋은 것을 널리 알리기 위해 2차년도부터는
정부 공무원들에게 이러한 활동의 필요성과 효과성을 알리기 위해 DHMT의 RCH Coordinator와 항상 동행하며 진행을 했었다. 탄자니아
사업이 종료된 후에도 District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본 활동을 해나가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이 부분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마지막은 열심히 고민만 하다가 내가 있는 동안은 하나도 진행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보건의료인력들의 태도 변화에 대한 부분인데 Technical
supportive supervision을 통해 보건의료인력들의 목소리를 듣고, 서베이
결과를 통해 문제점을 확인한 후부터 고민을 시작해서 고민만 하다가 돌아왔다. 당시 이와 관련된 활동의
컨셉은 ‘보건의료인력 인식 및 행동변화’였다. 왜 지역사회 주민들의 인식과 행동만 변화 시켜야 되나? 지역사회
주민들이 힘들게 인식을 전환하고 행동을 변화시켜 시설에 왔는데 보건의료인력들의 잘못된 인식과 행동에 의해 지역사회 주민들을 다시 돌려보내는 문제가
발생하면 보건의료인력 역시 그들의 인식과 행동 변화를 해야 될 필요성이 있지 않느냐는 논리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건의료인력들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강화 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Doctor-patient
relationship, Leadership 등의 교육을 통해 본인의 인식 및 행동 변화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이 부분에 대한 문제를 조금 더 빨리 인지했더라면 Technical
supportive supervision에 보건의료인력의 태도와 관련된 부분을 추가하여 진행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인력들 앞에서 우리 의사와 간호사가 다른 태도로 환자를 대하고, 환자와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대화를 해 나갔으면 조금의 효과는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글을 쓰다 보니 쓸데없이 또 긴 글이 되고 말았다. 사실 이러한 글을
쓰는 목적이 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함도 있지만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는 현장의 많은 선후배님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것인 데 길기만 한 글이라 독백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어쨌든 요지는 보건의료인력 역량강화 역시 단순한 문제가 아니고 제대로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건지 깔끔한 정답이 없어 참 어렵다는 것이다. 어렵다고 가만 있을 수 없으니 공부하고
토론하고 몸으로 부딪히며 정도를 찾아가려는 노력을 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나!
오늘도 답 없는 현장에서 뜨겁고 치열하게 달려나가고 계신 모든 분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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